리뷰
2015. 2. 22. 22:17
<트렌드 리스트 Trend List> (2011~) 2/3
이 리뷰는 다음 포스팅으로부터 이어진 것이다.
원 (Circle)
"글자, 로고 또는 다른 종류의 부가적인 정보가 원 안에 배치된다. 대개는 이 원이라는 요소에 디자인이 직접적으로 기반하지는 않지만, 필수적인 부분을 차지하기는 한다. 원은 이미지나 타이포그래피 등의 위에 배치될 수 있고, 빈 모서리 공간을 채워주기도 한다."
사각형 공간 위에 두드러지게 떠 있는, 인위적으로 마련된 별도 레이어의 영역 또는 다른 레이어를 보는 창으로서 원은 다른 차원의 정보나 내용을 담는 데에 효과적이다. 사진이나 일러스트레이션 등으로 디자인 전반을 조성하고, 이와 구분되는 별도의 공간을 원형으로 만들어 다른 종류의 정보를 배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전시 포스터의 경우에는 작품 사진을 배경으로 원 안에 일시, 장소 등의 정보가 들어가곤 한다.
다른 레이어를 만들어 내려는 의도가 아니더라도 단순히 시각적 차원에서 원형은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다.
다른 레이어를 만들어 내려는 의도가 아니더라도 단순히 시각적 차원에서 원형은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다.
<Go East!> (Marco Müller, Switzerland, 2008)
<Roundhouse Creative Projects Spring 2015> (Them Design, UK, 2015)
마름모꼴 (Rhombus)
"중부 유럽 몇몇 국가들에서 마름모꼴은 여성의 성기를 단순화한 심볼로 여겨진다. 이때문에 이 국가들의 디자이너들은 이것을 아주 자주 사용하지는 않고, 사용하고 싶더라도 피하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름모꼴은 오늘날의 그래픽 디자인 트렌드에 확실히 들어간다. 이 단순한 기하학적 형태의 정확한 정의는 여기서 확인할 것."
영문으로는 ‘Rhombus’로 표기되는 이것은 마름모꼴, 평행사변형, (트럼프 카드에서의) 다이아몬드형 등으로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대개 네 변의 길이가 같고, 서로 60도와 45도의 각을 이루는 형태가 사용되는데, 앞의 원형과 유사하게 별도 레이어의 인위적 삽입의 용도로 자주 활용된다.
하이픈 (Hyphens)
"둘 이상의 줄로 분리된 단어들. 때로는 지면을 채우기 위해 분리되기도 하고, 때로는 어떤 특정한 이유 없이 상당히 비논리적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영문에서 한 단어를 다음 줄로 나누어서 연결할 때 표기하는 짧은 선인 하이픈은 표기법 범위를 벗어나 긴 단어를 쪼개서 지면을 채우기 위해, 혹은 단순하게 스타일 요소로서 활용되기도 하는데, 심지어는 한글에서도 종종 유사한 연출이 사용되곤 한다.
아마추어들이 자주 혼동하는 것이 하이픈과 대쉬인데, 긴 전각 대쉬는 글의 내용 중에 부가적인 내용을 삽입하는 괄호와 같은 용도로 사용되는 기호이고, 하이픈보다 길지만 전각 대쉬보다 짧은 반각 대쉬는 주로 포스터 등에서 날짜 사이를 연결하는 데에 사용된다. (국내에서는 물결 기호가 더 자주 사용되기는 한다.)
밑줄 (Underlined)
"밑줄이 그어진 타이포그래피는 매우 효과적이고 능률적이다. 단어나 문장 전체들이 대개 어떤 목적 없이 밑줄이 그어지지만, 보는 이의 주의를 끌 것고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다. 이 형식은 전 세계적으로 널리 확산되었다."
밑줄은 (국내에서는) 2000년대 후반에 특히 유행했는데, 폰트의 굵기나 크기를 내용의 위계에 따라 적용하는 기존의 타이포그래피적 관습을 거부하고 위계를 최소화하여 단일한 텍스쳐를 이루는 타이포그래피에서, 특히 단일한 중립적 산세리프체 볼드로 세팅된 내용 중 일부를 강조하는 용도로 애용되었다. 이후에는 밑줄 자체가 스타일 요소가 되었다.
취소선 (Strikethrough)
"그래픽 편집기에서의 기본적인 타이포그래피 형식적 특징들 중 하나가 확실한 트렌드가 되었다. 선을 그어 지운 문장들이나 검열된 단어들은 동시대적 그래픽 디자인에서 더 큰 스케케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취소선은 밑줄의 경우처럼 글을 다루는 기능적 표기 방식으로, 디지털 시대 이전에도 존재했던 것이지만, 소프트웨어 상에서 한 번의 클릭만으로 적용이 쉬워지면서 단순히 강조를 위한 목적 이외에도 하나의 스타일로서 보다 일반화되었다.
하이라이트 (Highlighted)
"이러한 형식은 아마도 그래픽 디자인 프로그램과 텍스트 에디터들로부터 직접적인 영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상당히 지루하고 따분한 타이포그래피도 즉각적으로 컨템포러리한 이미지를 얻게 된다."
1970년대 볼프강 바인가르트가 사진 식자 시절에 네거티브/포지티브를 반전시키는 실험을 통해 등장한 이것은 이후 워드프로세서나 어도비 소프트웨어 상에서 텍스트를 선택할 때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되었고, 누구나 시도해 볼 만한 스타일이 되었다.
중앙 정렬 (Center Aligned)
"지면의 중앙에 정렬된 육중하고 단순한 타이포그래피. 단색으로 사용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이 트렌드는 20세기 초 그래픽 디자인에 뿌리를 두고 있을 수도 있고, 균형잡힌 스위스 타이포그래피로부터 일탈하고자 하는 아이러니한 욕구를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러한 정렬 방식은 좌측 정렬이나 양측 정렬에 비해 디자인되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투박한 느낌을 주는 동시에 기념적 혹은 선언적으로 보이게 하는데, 이때문에 가벼운 내용을 무거운 형식을 빌어서 제시하는 아이러니한 접근에도 자주 활용된다.
계단형 (Staircase)
"지면을 가로질러 오르거나 내려오는 계단을 연상시키는 타이포그래피의 대각선 배열."
글의 의미 단위를 낱자 단위로 쪼개서 의미보다 이미지의 역할을 강화하는 방법 중 하나. 하나의 단어로도 어렵지 않게 지면 전체를 장악할 수 있는 힘이 있다.
패스 상의 활자 (Type on Path)
계단형 뿐 아니라 어도비 소프트웨어에서 제공하는 패스를 따라 활자를 배치하는 기능에 힘입어 다양한 곡선적, 배열도 애용되었다. 부가적인 시각 요소를 추가하지 않고 제목을 곡선으로 배열하는 것만으로도 지면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특히 지면의 구성 요소가 많지 않을 경우에 효과적이다.
자간 (Letterspace)
"낱자나 음절 단위로 분리되어 무작위적으로 배열된 단어. 이 트렌드는 지난 2년간 특히 매우 인기가 있었다."
글자와 그림/사진을 결합하는 것이 기본인 그래픽 디자인 작업에서 글자를 읽기 위한 기호가 아닌 이미지로 활용하기 위한 여러 시도들이 발전된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글을 의미 단위보다 작은 단위로 쪼개서 배치하는 것이다.
<Van Overal> (Lies Mertens, Belgium, 2015)
<항구, 인천의 숨결> (mykc, 2013)
늘이기 (Stretched)
글자가 여전히 읽힐 수 있도록 유지하면서 이미지로서의 특성도 강화시킬 수 있는 한 가지 방법 중 하나는 잡아늘이는 것이다. 익스펜디드나 컴프레스드 폰트가 활용되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 기존 서체로 세팅된 글자가 어도비 소프트웨어에서 잡아늘려진다. 고의적으로 과도하게 왜곡되는 형태를 의도하는 디자인이 많지만, 그게 아니라면 하나의 자족에 속하는 다른 폰트들을 섞어서 사용하거나, 변형 후 균형을 위한 약간의 조정이 필요하다.
이 리뷰는 다음 포스팅으로 이어진다.
P.S.
보다 가까운 예시들로 항목마다 트렌드 리스트 웹사이트에 포함되지 않은 국내 사례들을 추가했다. 각 사례들의 출처는 캡션에 링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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